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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기 · 몸으로 배우는 신경해부학

몸으로 배우는 신경해부학 부록 2장 — 다계통위축증(MSA)

같은 α-synuclein인데 왜 자율신경이 먼저 무너지는가. 어느 세포에 쌓이느냐가 모든 것을 바꾼다.

부록 2장. 다계통위축증(MSA)

— 왜 자율신경과 운동계가 함께 무너지는가

파킨슨증후군 가운데 다계통위축증, MSA는 파킨슨병과 자주 비교되는 질환이다.

정식 이름은 Multiple System Atrophy, 다계통위축증이다.

이름 그대로 하나의 신경계만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신경계가 함께 영향을 받는다.

파킨슨병과 비슷하게 몸이 느려지고 굳을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율신경 기능이 일찍, 그리고 강하게 무너질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

배뇨장애,

성기능 장애,

발한 이상,

변비 같은 증상이 운동증상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거나 오히려 먼저 두드러질 수도 있다.

그래서 MSA를 보면 파킨슨병이 단순히 ‘느려지는 병’이 아니라는 사실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파킨슨병 vs MSA 세포 차이, 그리고 MSA 침범 부위와 임상형

그림. 파킨슨병과 MSA는 같은 α-synuclein이 관련되지만 축적되는 세포가 다르다. MSA의 주요 침범 부위와 임상형을 함께 본다.


1. MSA는 하나의 병이지만 여러 계통이 동시에 침범된다

MSA에는 크게 두 임상형이 있다.

MSA-P

는 파킨슨증상이 두드러지는 형태다.

서동,

경직,

보행장애가 중심이 된다.

반면

MSA-C

는 소뇌증상이 두드러지는 형태다.

보행실조,

팔다리의 운동실조,

말이 어눌해지는 구음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환자에서는 두 양상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고 서로 겹칠 수 있다.

그리고 두 유형 모두에서 중요한 것이

자율신경 기능장애

다.


2. 파킨슨병과 비슷하게 시작할 수 있다

MSA-P는 초기에는 파킨슨병과 매우 비슷해 보일 수 있다.

몸이 느려지고,

굳고,

걸음이 짧아지고,

자세가 앞으로 굽는다.

그래서 처음 몇 년은 파킨슨병으로 생각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가 드러난다.

MSA에서는 대체로

진행이 더 빠르고,

자율신경 장애가 더 이르게 두드러지며,

레보도파 반응이 약하거나 오래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부 환자는 초기에는 레보도파에 반응할 수 있으므로

“약이 조금 들었다.”

는 것만으로 파킨슨병과 MSA를 완전히 구별할 수는 없다.


3. 왜 자율신경 증상이 그렇게 중요한가

MSA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자율신경계 침범이다.

특히

기립성 저혈압,

배뇨장애,

요폐 또는 빈뇨,

성기능 장애

같은 증상이 상당히 일찍 나타날 수 있다.

정상적으로 일어설 때는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자율신경계가 즉시 혈관을 수축시킨다.

하지만 이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일어나는 순간 혈압이 떨어지고

어지럽거나,

시야가 흐려지거나,

기운이 빠지거나,

심하면 실신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파킨슨성 운동증상 초기에 강하게 나타난다면 MSA를 생각하게 된다.


4. 방광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MSA에서는 배뇨 기능장애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절박뇨나 빈뇨가 나타날 수 있고,

진행하면 방광을 제대로 비우지 못해 잔뇨가 늘어나거나 요폐가 생길 수도 있다.

파킨슨병에서도 빈뇨와 절박뇨는 흔하다.

하지만 MSA에서는 보다 심하고 복합적인 배뇨장애가 일찍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따라서 운동증상뿐 아니라

언제부터 배뇨 문제가 시작되었는가

가 감별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5. 소뇌가 침범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MSA-C에서는 소뇌계 침범이 두드러진다.

손을 뻗을 때 목표를 지나치거나,

걸음이 넓어지고 흔들리거나,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렵고,

말이 끊기거나 불분명해질 수 있다.

이것은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서동이나 경직과는 결이 다르다.

파킨슨병에서는 움직임을 시작하고 크기를 조절하는 기저핵 회로가 주로 문제가 된다.

반면 소뇌가 침범되면

움직임의 정확도와 타이밍

이 무너진다.

그래서 같은 ‘걷기 어렵다’라는 표현이라도 실제 원인은 다를 수 있다.


6. MSA의 병리 핵심은 α-synuclein이다

여기서 병리 이야기가 중요해진다.

파킨슨병과 MSA는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놀랍게도 공통점이 있다.

둘 다 α-synuclein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synucleinopathy에 속한다.

그런데 중요한 차이가 있다.

파킨슨병에서는 α-synuclein이 주로 뉴런 안에 축적되어 Lewy body, 루이소체를 형성한다.

반면 MSA에서는 α-synuclein이 주로 oligodendrocyte, 희소돌기아교세포 안에 축적된다.

이를 glial cytoplasmic inclusion, GCI이라고 부른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같은 α-synuclein이 관련되어 있어도

어떤 세포 안에 쌓이느냐가 다르다.


7. 왜 희소돌기아교세포가 중요한가

희소돌기아교세포는 중추신경계에서 축삭을 감싸는 수초를 만드는 세포다.

즉 뉴런이 신호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MSA에서는 이 세포 안에 α-synuclein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다.

그러면 단순히 한 뉴런의 기능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축삭 유지,

수초 기능,

뉴런과 아교세포의 상호작용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결국 여러 신경계가 동시에 위축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래서 질환 이름 자체가 다계통위축증이다.


8. 병리적으로 어디가 주로 망가지는가

MSA에서는 침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파킨슨증상이 두드러질 때는

선조체,

흑질

등 기저핵 회로의 변성이 중요하다.

소뇌증상이 두드러질 때는

교뇌,

소뇌,

하올리브핵

등이 관여할 수 있다.

자율신경 증상에는

뇌간과 척수의 자율신경 조절 구조들이 관련된다.

즉 MSA는 한 부위의 병이 아니다.

striatonigral degeneration

과

olivopontocerebellar degeneration

그리고 자율신경계 변성이 함께 나타나는 질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9. MSA-P와 MSA-C는 병리적으로도 연결된다

MSA-P는 주로 striatonigral degeneration이 강한 형태다.

즉 선조체와 흑질 쪽 침범이 두드러져 파킨슨증상이 중심이 된다.

MSA-C는 olivopontocerebellar degeneration이 더 두드러진 형태다.

즉

하올리브핵,

교뇌,

소뇌

쪽 변성이 더 강해 소뇌성 실조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다른 병이 아니다.

하나의 MSA라는 질환 안에서 어떤 신경계가 더 강하게 침범되느냐에 따라 임상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다.


10. 왜 레보도파 반응이 제한적일까

파킨슨병에서는 흑질 도파민 뉴런이 줄어들지만 선조체의 일부 수용체와 회로는 상당 기간 남아 있다.

그래서 레보도파를 보충하면 비교적 좋은 운동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MSA에서는 문제가 흑질에만 있지 않다.

선조체 자체와 그 이후 회로도 함께 변성될 수 있다.

그러면 도파민을 넣어도 그 신호를 받아 처리할 회로가 충분히 남아 있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MSA에서는 레보도파 반응이 약하거나 불완전할 수 있다.

이것이 파킨슨병과의 중요한 차이 중 하나다.


11. 왜 DBS가 잘 맞지 않는가

이 차이는 DBS를 이해할 때도 중요하다.

파킨슨병에서는 레보도파에 반응하는 운동회로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STN이나 GPi의 비정상적 패턴을 조절하면 운동증상이 크게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MSA에서는 병변이 더 넓다.

기저핵뿐 아니라

소뇌,

뇌간,

자율신경계 등 여러 회로가 함께 변성된다.

따라서 한 지점을 자극한다고 질환 전체가 좋아지기 어렵다.

그래서 전형적인 MSA는 일반적으로 DBS의 좋은 적응증이 아니다.


12. 호흡과 후두 증상도 중요하다

MSA에서는 일부 환자에게 특이한 호흡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수면 중 stridor, 즉 고음의 거친 호흡음이 생길 수 있다.

이는 후두 근육과 성대 움직임의 이상과 관련될 수 있다.

이런 야간 호흡 문제는 단순한 코골이로 넘기면 안 되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MSA에서는 자율신경과 뇌간 회로 침범이 호흡 조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3. 자세와 목의 이상도 단서가 될 수 있다

MSA에서는 특정한 자세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목이 심하게 앞으로 굽는 antecollis가 두드러질 수 있고,

몸통이나 팔다리에 디스토니아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이 다른 증상과 함께 나타날 때 MSA를 의심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한 증상만으로 진단해서는 안 된다.

항상 전체적인 패턴을 봐야 한다.


14. 영상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MRI는 MSA 진단을 보조할 수 있다.

특히 MSA-C에서는 교뇌와 소뇌의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교뇌에 십자 모양의 신호 변화가 보이는 이른바

hot cross bun sign

이 나타날 수 있다.

MSA-P에서는 피각 위축이나 신호 변화가 관찰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영상소견도 절대적이지 않다.

초기에는 MRI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고,

비슷한 소견이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영상은 임상진단을 보조하는 도구다.


15. 파킨슨병과 MSA의 가장 중요한 차이

아주 단순화해서 비교하면 이렇다.

파킨슨병에서는

흑질-선조체 도파민 회로의 이상이 중심

이고,

레보도파에 비교적 잘 반응하며,

질병의 진행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MSA에서는

기저핵뿐 아니라 자율신경계, 소뇌, 뇌간 등 여러 계통이 함께 침범

되고,

레보도파 반응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으며,

자율신경 장애와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비교적 이르게 나타날 수 있다.


병리로 다시 보는 파킨슨병과 MSA

나는 MSA를 공부하면서 한 가지가 특히 흥미로웠다.

파킨슨병과 MSA는 전혀 다른 임상경과를 보이는데도

둘 다 α-synuclein이라는 같은 단백질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파킨슨병에서는 주로 뉴런 안에 쌓인다.

MSA에서는 주로 희소돌기아교세포 안에 쌓인다.

같은 단백질이

어느 세포에,

어느 회로에,

어떤 형태로 축적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질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것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병명은 다르지만

단백질 병리,

세포 종류,

회로의 위치

를 따라가면 왜 증상이 다른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MSA를 알면 파킨슨병이 더 잘 보인다

MSA와 비교하면 파킨슨병의 특징이 더 선명해진다.

파킨슨병에서도 변비와 기립성 저혈압, 배뇨장애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MSA에서는 이런 자율신경 증상이 훨씬 더 일찍,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파킨슨병에서도 균형장애가 생긴다.

하지만 MSA에서는 소뇌와 뇌간의 침범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파킨슨병에서도 도파민 뉴런이 줄어든다.

그러나 MSA에서는 도파민을 받아 처리해야 할 회로 자체도 더 넓게 손상된다.

그래서 같은 파킨슨증상을 보여도

병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까지 퍼져 있는가

가 다르다.

그리고 그 차이가 약물 반응과 예후의 차이로 나타난다.


부록 2장 한 줄 정리

다계통위축증(MSA)은 α-synuclein이 주로 희소돌기아교세포에 축적되는 synucleinopathy로, 기저핵뿐 아니라 자율신경계·소뇌·뇌간 등 여러 신경계가 함께 변성되기 때문에 파킨슨병과 비슷한 운동증상에 더해 심한 초기 자율신경장애와 소뇌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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